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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체와에 관한 단상 by Estrella



치체와에 관한 단상

이 곳 말라위에서는 치체와라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치(chi-)라는 접두사는 언어라는 뜻이고
체와는 말라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부족의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치체와라 하면
체와족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뜻입니다
 
매일 조금씩, 조금씩 치체와를 배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배운 몇 개 되지 않는 치체와 단어 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바로 "폐포"라는 단어입니다
 
폐포는 바람이라는 뜻입니다
 
 
말라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멋진 것들 중 하나가
바로 바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는 이 단어 자체가 너무도 마음에 듭니다
 
 
열린 창문으로 불어오는 근사한 바람을 즐기다가
문득 직원에게 바람을 치체와로 어떻게 말하냐고 물으니
폐포, 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폐포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꼭, 폐의 세포를 가리키는 것 같아서
너무도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폐의 세포 하나하나를 가득 채우고도 남음직한
멋진 말라위의 바람을
잘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치체와로 인사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대답도 가지각색입니다
 
 
예를 들어 "마주까 브완지?"라고 물으면
"타주까 브위노"라고 대답해야하고
 
"물리 브완지?"라고 물으면
"딜리 브위노"
 
"마쑤에라 브완지?"라고 물으면
"타쑤에라 브위노"라고
 
그 질문에 맞게 대답해야 합니다
 
 
가끔은 이것을 제대로 하는지 시험하는 현지인들이 있습니다
 
 
한번은 일때문에 학교에 찾아가
교장선생님을 만났는데
"물리 브완지?"라고 물었습니다
 
"딜리 브위노"하고 대답하자마자
연이어
어쭈, 하는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마쑤에라 브완지?"하고 묻습니다
 
지지않고 "타쑤에라 브위노"하고 대답하니
껄껄껄 하고 말라위 사람 특유의 온 얼굴로 웃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제 손을 잡아줍니다
 
꼭, 시험에 통과한 것만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은 다른 학교의 교장선생님에게
치체와 이름을 선물 받았습니다
 
 
"나반다"라는 이름입니다
 
말라위의 중축인 체와족에서 많이 사용하는 이름이라고 합니다
 
치체와 발음이 좋으니
말라위의 중심 (backbon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였습니다)인 체와족처럼
계속 열심히 공부해서 말라위의 중심이 되라며
뜻 한번 거창한 이름을 지어주었습니다
 
 
예전 자메이카에서
농아들을 인터뷰하고 함께 놀 때
수화를 배웠습니다
 
청각장애인들은 대부분이 자신의 수화 애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그 사람의 머리스타일이나 성격 등 특징적인 것을 이용해서 이름을 지어주는데
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로 애칭을 받는다는 것은
 그 커뮤니티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 때 한 꼬마아이로부터 수화 애칭을 받던 것이 떠오릅니다
 
치체와로 이름이 생겼다는 것이
꼭 제가 이 커뮤니티의 일부로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지라도
근사한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말라위의 중심까지는 못되더라도
말라위의 가장자리라도
말라위 커뮤니티의 작은 일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려면
요즘 게으름부리고 있는 치체와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사람들도 좀 더 따뜻하게 대해야겠습니다
 
 
우씨꾸야 브위노! (Goo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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